[책소개]
도표로 읽는 유식 입문
불교를 마음의 종교라고 한다. 불교만큼 인간의 마음에 대해 깊이 탐구하고 마음의 변화를 위한 수행을 강조하는 종교도 없기 때문이다. 마음이란 무엇인가? 바로 유식(唯識)이다. 유식은 변화무쌍한 우리의 마음, ‘인간의 마음’에 대하여 탐구한 것이다. 그래서 유식은 난해하다. 유식에 등장하고 있는 여러 용어와 그 개념이 어렵다. 어떤 사상이나 철학을 막론하고 용어에 대한 개념을 제대로 알지 않으면 구름 위를 떠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 10년을 공부해도 진도가 나가지 않는다.
마음(유식)이란 무엇인가?
왜 유식에서는 ‘마음뿐’임을 주장했을까?
유식학은 붓다의 본지를 계승한 대승불교이다. 고대 인도 수행자들이 마음을 자세히 관찰한 내용이 유식학을 형성하게 된 근간이 되었다.
‘유식’은 ‘오직 마음뿐’이라는 말이다. 즉 ‘마음 이외에는 어느 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현상은 마음에 의해 만들어진다.’라는 것이다. 그것을 상징하는 말이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이다. ‘모든 것은 마음이 만든 것일 뿐 실재하거나 실존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나의 눈앞에 보이는 대상은 나의 마음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마음과 함께 생겨난다는 것으로 마음만 바꾸면 모든 괴로움, 번민, 번뇌는 사라진다는 뜻이다. 유식학은 인간의 마음에 번뇌가 생겨나는 원인을 탐구하고 수행을 통해 편안하고 행복한 경지에 이르는 메커니즘을 제안하고 있다.
예를 들면 나는 컵이라는 대상을 나의 눈을 통해 본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나는 눈이라는 감각기관에 맺힌 상을 통해 컵을 볼 뿐이다. 시선을 달리해서 컵을 바라보자. 이번에는 컵이 조금 전에 보았던 것과 다른 모습으로 나에게 비친다. 컵이라는 존재는 이처럼 나의 시선에 따라 달리 나타난다. 즉, ‘유식무경(唯識無境), ‘마음[識]을 벗어난 대상[境]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의 눈앞에 보이는 대상은 나의 마음과 분리된 것이 아니라 나의 마음과 함께 생겨나고 마음만 있고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
유식,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의 병을 고쳐 주기 위하여 만든 심리치료법
유식은 마음을 바르게 보는 메커니즘을 밝혀줌으로써 현상으로 인하여 괴로워하는 ‘인간의 마음의 병을 고쳐 주기 위하여 만든 심리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우리는 얼핏 사소해 보이는 것으로 다투고 괴로워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가까운 부모 형제, 부부부터 직장, 종교, 정치 등에 스트레스 받고 고통 받는 사람들, 급기야 정신적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이 상상외로 매우 많다. 마음이 만든 세상에서 마음의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 마음의 메커니즘을 정확히 바라보고 마음을 치유해 주기 위해 발전한 것이 유식이다. 오늘날 ‘마음 치유’ 하면 곧 유식이 떠오를 정도로 현대 심리치료 방법의 하나로 유식이 각광 받고 있는 까닭이다.
“유식학은 인간의 마음에 번뇌가 생겨나는 원인을 탐구하고 수행을 통해 편안하고 행복한 경지에 이르는 메커니즘을 제안하고 있다. 이 과정은 영원히 변치 않는 자아(自我)나 자성(自性)을 지닌 법(法)과 같이 고정불변적인 실체의 개념을 규명하는 작업을 통해 이루어진다. 유식학에서는 실체화된 ‘자아’ 개념을 우리 마음에 가장 깊이 존재하는 알라야식이 전개된 것으로 본다. 그리고 알라야식을 자아로 여기고 자아의식에 사로잡힌 의식이 외계 대상에 대해서도 실체로 보는 마음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유식학의 목적은 실체화된 개념이 우리의 마음이 만들어 낸 것임을 명확히 알고, 수행을 통해 우리의 마음을 지혜로운 마음으로 바꾸는 메커니즘을 세밀하게 보여주는 것이다.”
-본문 76쪽 중에서-
이 책은 유식, 곧 마음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관심 있는 이들을 위하여 기획되었다. 저자 안환기 선생이 유식을 대중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획 의도에 맞춰 원고를 집필하고 수정을 거듭했다. 유식은 어렵다는 선입견을 없애기 위하여 유식을 아주 쉽게, 그리고 개념을 명확하게 정리하고자 노력했다. 마음의 여러 현상을 표현한 유식의 주요 개념들을 가능한 한 쉽게 설명해서 유식, 유식학을 처음 접해보는 분들이나, 또는 유식에 입문한 지 꽤 되었어도 본격적으로 공부하지 않은 분들에게도 지침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획해서 공들여 만든 책이다.
[저자소개]
글 안환기
서울대학교 철학과에서 동양철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동대학교 종교학과에서 철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박사학위논문은 「유식불교의 언어관 연구-‘사회적 자아’를 형성하는 언어의 역할 문제를 중심으로」이다. 현재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불교학 전공 지도교수, 한국불교학회 학술이사, (사) 아시아문화학술원 등재학술지 ????인문사회21???? 편집위원이다.
저서와 논문으로는 ????유식, 마음을 읽다????, ????유식, 마음을 변화시키는 지혜: 나를 바꾸는 불교심리학????(번역서), 「코로나-19 팬데믹 시대, 정서불안에 대한 유식학적 모색-사심사관(四尋伺觀)을 중심으로」, 「‘번뇌’의 관점에서 본 ‘트라우마’ 증상-‘도거(掉擧)’와 ‘혼침(惛沈)’을 중심으로」, 「유가 유식사상 교재의 구성과 내용」, 「자리이타의 불교심리학적 의미」, “Reconsidering the Role of Desire in Yogācāra Buddhism- Focus on the Bīja, Another Form of Language,” 외 다수가 있다.
제2기 대원불교 학술‧콘텐츠 저술 부문 수상(2020년), 아시아문화학술상(2014년), 제14회 진각 논문 대상(2012년), 제1회 원효학술상 학생 부문(2010년)을 수상했다.
그림 배종훈
2003년 ‘월간 불광’ 연재를 시작으로 ‘월간 맑은소리 맑은나라’ 등의 월간 불교 잡지와 ‘불교신문’, ‘현대불교신문’ 등의 교계 언론사에 삽화와 카툰을 지금까지 연재하고 있다. 또 여행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 활동도 함께 하고 있다.
출간한 책으로 『도표로 읽는 불교 입문』(2016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우수도서), 『도표로 읽는 경전 입문』, 『도표로 읽는 천수경 입문』, 『도표로 읽는 부처님 생애』, 『연꽃 향기로 오신 묘엄 스님』, 『안에 있을까? 밖에 있을까』, 『유럽을 그리다』, 『행복한 명상카툰』, 『내 마음의 죽비소리』, 『자네 밥은 먹었는가』, 『처마 끝 풍경이 내게 물었다』, 등이 있다.
2010년 불일미술관, 2014년 스페이스 선+, 2014년 불교박람회&붓다아트 페스티벌 기획전, 2016년 스페이스 선+ 갤러리 등의 선카툰 전시회를 가졌다.
이메일 bjh4372@hanmail.net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jh.bae.963
[차례]
1장 마음이란 무엇인가
- 유식학의 기원, 붓다
- 붓다의 본지를 계승
- 유식, 오직 마음뿐
- 마음을 벗어난 대상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 유가행파의 마음에 대한 해석
- 전5식(前五識), 거울처럼 비추는 마음
- 제6의식(第六意識), 생각하는 마음
- 의근, 생각의 뿌리
- 제6의식의 다양한 작용: 전5식과 함께하는 제6의식
- 제6의식의 다양한 작용: ‘전5식’ 없이 홀로 발생하는 ‘의식’
- 제7식인 말나식(末那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마음
- 말나식, 심층에 존재하는 마음
- 제7식 말나식의 작용
- ‘말나식’과 늘 함께 작용하는 네 가지 번뇌
- 제8식인 알라야식,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존재하는 마음
- 알라야식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마음
- 알라야식의 기능 1. 윤회의 주체
- 알라야식의 기능 2. ‘근본식’, 모든 마음작용의 전제
- 알라야식의 기능 3. ‘장식’, 업의 담지자
- 알라야식의 기능 4. ‘아다나식’, 종자와 몸의 형태를 유지하는 작용
- 이숙식(異熟識), 업의 성질이 변화되어 성숙
- ‘일체종자식’, 경험의 흔적을 담고 있는 마음
- 알라야식에 존재하는 ‘습기’
2장 마음이 만든 세상
- 식전변(識轉變), 현상을 만드는 마음의 작용
- 식전변, 인식의 주체와 인식의 대상
- 식전변 제1능변, ‘알라야식’
- ‘알라야식’의 인식대상, 종자·유근신·기세간
- 식전변 제2능변, ‘말나식’
- 식전변 제3능변, ‘의식’과 ‘전5식’
- 알라야식과 종자
- 알라야식 연기설, 마음 작용의 원리
- 3성(三性, Tri-svabhāva), 유식의 세계관
- 의타기성, 연기의 유식학적 해석
- 변계소집성, 윤회의 세계
- ‘원성실성’, 깨달음의 세계
- 3무자성(三無自性)_ 상무성
- 3무자성(三無自性)_ 생무성, 승의무성
- 3자성과 3무자성, 존재의 양면
- 3량(三量), 인식의 세 가지 방식
- 3량(三量)과 8가지 식
- 마음의 인식구조
- 4분설(四分說), 마음의 네 부분
- ‘4연(四緣)’, 존재의 네 가지 원리1: 인연, 등무간연
- ‘4연(四緣)’, 존재의 네 가지 원리2: 소연연, 증상연
- 5사, 존재에 대한 5가지 분류법
- 인식 현상에 대한 해석: 무상유식(無相唯識)
- 인식 현상에 대한 해석: 유상유식(有相唯識)
3장 마음과 마음의 작용
- 붓다의 가르침과 마음의 분류
- 유식학의 마음에 대한 체계적 분석
- 심(心)과 심소(心所), 왕과 신하
- 심소법의 분류
- 변행심소(遍行心所), 두루 작용하는 마음
- 5가지 변행심소
- 별경심소(別境心所), 각각 다른 대상에 대해 활동하는 심소
- 5가지 별경심소(別境心所)
- 자성선(自性善): 본질적으로 선한 마음의 작용
- 상응선(相應善): 자성선과 상응함으로써 선이 되는 마음의 작용
- ‘번뇌심소1’, 혼란스럽게 하는 마음의 작용
- ‘번뇌심소2’, 부정견에 속한 5가지 종류
- ‘수번뇌’, 부수적으로 작용하는 번뇌심소
- ‘소수번뇌(小隨煩惱)’, 독자적인 성격이 강한 번뇌심소
- ‘소수번뇌심소’의 종류
- ‘중수번뇌 ’, 작용의 폭이 ‘소수번뇌 ’와 ‘대수번뇌 ’의 사이
- ‘대수번뇌(大隨煩惱)’, 오염된 마음에 두루 존재
- 대수번뇌의 종류
- ‘부정심소’, 어느 쪽에도 고정되지 않은 마음의 작용
4장 수행의 길
- 수행의 길
- 자량위(資糧位)1, 복과 지혜를 쌓는 단계
- 자량위(資糧位)2, 해탈로 방향이 정해진 단계
- 가행위(加行位)1, 수행에 힘쓰는 단계_4선근, 난위
- 가행위(加行位)2, 4선근 정위, 인위, 세제일법위
- 가행위(加行位)3, 4심사관(四尋伺觀)·4여실지관(四如實智觀)
- 통달위, 진여를 보는 단계
- 수습위, 미세한 습기를 닦는 단계
- 구경위, 완전한 경지
5장 수행을 통한 마음의 변화
- ‘전의(轉依)’, 마음의 질적인 변화
- ‘전식득지(轉識得智)’, ‘식’이 ‘지혜’로
- ‘전5식’은 ‘성소작지(成所作智)’로
- ‘의식’은 ‘묘관찰지(妙觀察智)’로
- ‘말나식’은 ‘평등성지(平等性智)’로
- ‘알라야식’은 ‘대원경지(大圓鏡智)’로
6장 유가행파의 사상가
- 유가행파
- 유가행파의 시조, 미륵보살
- 미륵의 저서
- 유식학을 체계화한 무착
- 유식학을 꽃피운 세친
- 안혜 논사와 호법 논사
- 삼장법사 현장
- 한국 유식학의 대가1, 원측
- 한국 유식학의 대가2, 원측의 저서와 사상
발행일 | 2022. 9. 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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