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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로 보고 그림으로 듣는 음악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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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소희/민족사

 

 

K-팝의 원류에 불교음악이 있다?

 

한국인은 세계 어느 민족보다 음악을 좋아한다. 흥이 넘치고 떼창에 열광하는 한국인. 세계 음악계를 압도하는 음악적 재능은 어디서 오는 걸까. 저자는 한국인의 유전적 DNA에 2천 년 우리 문화의 뿌리가 된 불교음악이 있다고 소개한다.

<음악인류학>은 음악과 사람, 종교와 문화를 이야기한다. 다양한 종교의 세계와 음악문화는 고대사에서 근현대사까지 아우르고 통섭하며 불교음악으로 귀결된다.

이 책은 윤소희 교수의 매회 화제였던 연재 칼럼 <불교와 세계 종교>를 묶어 다듬었다. 불교음악 작곡자이자 음악인류학자로 세계를 여행하며, 다른 문화권의 종교음악과 비견되는 한국의 음악을 폭넓게 탐색하고 있다.

 

저자의 통찰력과 위트가 엿보이는 목차 구성도 흥미롭다. 여러 나라의 종교와 음악을 경험하며 이해를 돕는 이미지와 직접 찍은 사진도 볼거리인데다, 이야기를 들려주듯 읽히는 구어체 문장에서도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문화와 음악과 종교를 꿰다,

숨은 진주 불교음악의 가치

 

저자의 학문적 음악탐구는 ‘붓다의 소리’에 방점이 있다. 붓다의 소리는 무엇인가. 1장에서는 인도·중국·한국을 통섭하며, 각국의 문화와 종교, 음악을, 2장에서는 이슬람·기독교·불교 다양한 종교를 아우르고 분석하며 붓다의 소리를 찾아 나선다.

 

불교 경전에는 ‘붓다의 음성’에 대한 내용이 많다. 세계 어떤 종교에도 종조(宗祖)의 음성에 대해 이토록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경우는 없다. 이러한 저변에는 ‘음성행법(音聲行法)’으로 범아일여의 경지에 들었던 고대 인도문화가 있다....(중략)... 통일신라 시대에 거사들이 유행처럼 들고 다니던 비파는 건달바의 악기가 되어 사라져 버렸고, 고려 시대 사찰의 악가무(樂歌舞)는 파계승을 놀리는 탈춤이 되었다. 그 사이 유럽은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했고,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의 불교음악은 시대 흐름과 함께 다양한 음악으로 변모했다. 비교 연구한 결과 가장 음악적인 종교다.

붓다의 소리 ‘범음성(梵音聲)’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다.

저자는 ‘붓다’야말로 세간과 출세간을 초월한 음유시인이며 가장 매력적인 가수이자, 초대 어장(魚丈)이라고 한다. 이어 범패의 원음이 붓다 음성이며, 범패를 잘하는 비결로는 미성이나 기교, 잇속을 위해 노래하면 세속의 가수이지 출세간이 어장이 될 수 없다고 한다.

 

붓다의 말씀 중 그 율조가 가장 유려한 것은 ‘가타(gatā, 詩)’이다. 가타는 “노래하다”는 산스끄리뜨 어근 ‘가우(√gau)’의 명사형으로 법언 자체가 아름다운 음악이었던 데서 비롯된다. 가타를 모아 놓은 『법구경』은 붓다의 노래 모음집이라 할 만큼 운율이 아름답다. 그러므로 붓다의 말씀을 소리로 기록한 빠알리 경전을 외는 남방 스님들의 수행처에서는 수시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이러한 점에서 석가모니는 출세간의 음유시인이자 인류역사상 가장 매력적인 싱어(singer)이며, 범음성의 초대 어장(魚丈)이었다.

 

불교와 한국음악계에 던지는 화두, 새로운 한국음악의 탄생에 기여할 것!

그동안 윤소희 교수의 ‘불교와 세계종교’ 칼럼을 읽으며 매번 스크랩하는 수고로움이 있었으나 이 책 한 권으로 더 풍부한 내용을 얻게 되어 참 좋습니다. “하나만 안다는 것은 아무것도 모르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불자들이 다른 종교음악의 세계까지 앎으로써 지피지기知皮知己의 현자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3호 경제어산어장 동주원명

 

음악인류학의 관점에서 불교와 세계종교를 화두로 한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문화의 맥락을 읽어 안목이 깊어지고 넓어질 것으로 확신한다.

- 대한민국 예술원 회원, 비목작사자 한명희

 

‘붓다의 음성’은 깨달음의 소리요 진리의 소리다. 신을 찬양하는 소리와는 다르다. 저자는 세계의 종교음악과 불교를 인류학적 관점에서 탐구했다. 이로써 불교음악의 저변 확대와 새로운 한국음악의 탄생에 기여할 것이다.

- 중앙대학교 총장 역임, 동국대학교 석좌교수 박범훈

 

이 책은 다른 문화권의 종교음악과 비견되는 우리 음악을 탐색한다. 저자는 오늘날 세계 음악계를 압도하는 한국인의 음악적 재능에는 2천여 년 세월을 함께하며 한민족 문화의 뿌리가 된 불교음악이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소리의 근원을 찾는 여정에서 소리를 보고, 그림을 들으며 언어를 뛰어넘는 무한한 공명의 세계를 만날 수 있다.

- 18대 국립국악원장 역임, 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김해숙

 

 

윤소희

한양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음악인류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국대 대우교수로 있으며 현재는 한국불교음악회 학술위원장을 맡고 있다.

세계를 다니며 현지 조사를 통한 연구로 학문적 성과를 일궈가며 폭넓게 활동하고 있다.

 

저서는 『국악 창작곡 분석』·『국악 창작의 흐름과 분석』· 『동아시아 불교의식과 음악』·『범패의 역사와 지역별 특징- 경제 · 영제 · 완제 어떻게 다른가』·『문명과 음악』·『문화 와 음악』·『세계 불교음악 순례』·『한·일 불교의례와 쇼묘』· 『한·중 불교의례와 범패』 등이 있다.

연구논문은 「팔리어 송경율조에 관한 연구」·『화엄경』 「입법계품」의 音과 字에 대한 고찰」·「범어범패의 율적 특징과 의례 기능」·「불교 의례활동과 사원경제」·「티벳 참 의례와 몸짓 만다라」·「보로부두르 주악도와 한국의 불교 악가무」·「향품범패의 장르적 규명과 실체」·「세종·세조 악보와 佛典·梵文의 관계」·「天台声明과 眞言声明에 관한 연구」·「천수다라니 범문원리와 한·중·일 율조 비교」·「삼국유사의 음악과 악기」 외 다수.

 

 

 

 

 

 

엘리트였던 범마유가 석가모니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감복하여 그 음성을 일러 ‘범음성’이라 하였다. 붓다의 음성은 말씀의 씨앗이 인체를 통해서 울려 나오는 파동이므로 그 말씀의 궁극은 태초로 거슬러 간다. 그러므로 일본의 진언종에서는 석가모니 붓다를 넘어 우주의 근원인 대일여래(비로자나 불)를 그들 ‘쇼묘[聲明]’의 시조로 삼는다.

-22쪽 <범패의 원음 석가모니의 음성>에서

 

 

그렇다면 불교음악은 어떠한가. 아직도 2천여 년 경전의 대목을 인용하는 것 외에는 불교음악 미학의 근간이 되는 악론이 없다. 예를 들어, 남방의 빠알리 경전 문화권에서는 초기 승단의 수행자들의 엄격한 계율에 의해 어떠한 율적 활용도 금지되어야 한다. 북방의 대승불교에서는 음성공양이며 기악의 공덕으로 큰 복을 누린다는 교설만이 있었을 뿐 어떤 음악을 어떻게 할 것인지, 어떤 음악은 무엇 때문에 적절하지 못한지에 대한 구체성과 설명이나 현실적 반영이 없었다. -92쪽 <죽림칠현 혜강의 도와 음악>에서

 

 

중국 사람들이 인도의 자유분방한 감성과 주술 에너지에 자극을 받았다면, 불교에서는 공(空) 사상에 큰 감화를 받았다. 붓다의 수많은 말씀 중에 가장 먼저 중국 한어로 번역된 것이 공(空) 사상을 담고 있는 반야경 계통이었음도 이를 말해주고 있다. 유교의 신(信)·의 (義)·예 (禮)와 도교의 자연지리에서도 채워지지 않던 목마름을 해결해 준 공의 원리는 중국의 지성인들에게 탈출구요, 해방구였다. 중국에 들어온 서역승들은 서책이나 그 어떤 것도 가진 것 없이 유랑하며 법을 전파하는데 그것은 모두 암송하며 수지하고 있던 석가모니 붓다의 말씀이었고, 그 말씀의 요체인 음성으로 신통 묘력을 발휘하였다.

- 121쪽 <주술문화와 부적문화 속 불교음악> 에서

 

 

성모마리아는 불교의 준제 보살과도 상통한다. 준제(准提)는 인도의 찬디(Caṇḍī)여신을 음사한 이름으로, 불교에 유입된 후 밀교 수행의 중심이 되었고, 중국에서는 정토, 선종을 넘어 도교

에서도 신봉되었다. 부처를 낳고 양육하는 어머니로 신봉되며 밀교 계통의 『칠구지불모소설준제다라니경(七俱胝佛母所說准提陀羅尼經)』이 찬제 되었고, 이를 줄여 『준제경(准提經)』으로 불렸다. 찬디는 쉬바(Shiva)의 배우자인 두르가(Durgā)여신으로 어머니의 신과 관련이 깊다. -357쪽 <관세음보살과 성모마리아는 누가 만들었나>에서

 

 

비파’ 하면 떠오르는 불교의 이미지로 인하여 조선 후기에 사라진 반면 군자의 저음을 숭상한 유생들의 취향에 맞는 거문고가 득세하게 되었다. 앞서 중국음악의 역사에서 보았듯이 중국의 무겁고 경직된 음악을 말랑 젤리로 만든 서역 음악이었듯이 불교의 유연하고 자유분방한 감성을 우아하게 표현해낼 수 있는 악기로 비파가 제격이었다. 그러나 억불이 당연지사였던 유생들이 공자의 금(琴)보다 더 무겁고 중후한 거문고로 영산회상을 탔다. 이렇듯 영산회상이 오늘날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에는 거문고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347쪽 <허허 탕탕, 세상을 잊게 만드는 거문고>에서

 

아라비안의 이야기 노래가 문학으로 자리 잡은 시기는 대개 서기 후 450년에서 지금까지 약 1,700년 정도로 본다. 이들을 시기별로 보면 이슬람 이전, 이슬람 초기, 우마이야시대를 거쳐 근현대 순으로 간추려진다. 이슬람 이전의 이야기는 주로 사랑, 비방, 풍자, 술이나 용맹담에 관한 내용이다. 이와 더불어 아랍에는 ‘까시다(qaṣīdah)’라는 이야기 노래가 있었다. 서정적인 운율에 맞추어 노래하는 ‘까시다(qaṣīdah)’는 대체로 정형시로 이루어졌고 장편 시들은 길고 긴 노래였으며, 그 가운데 산문 형태도 더러 있었다.

-376쪽 <인도의 빤짜딴뜨라와 아라비안나이트>에서

 

 

결과적으로 고대인들이 목숨을 바쳐 달성하고자 했던 것은 자신들이 생각한 우주의 궁극, 즉 신에게 다다르고자 했던 것이었고, 그 소통의 매개가 음향이었다. 하늘 혹은 우주와 소통하고자 한 인간의 열망이 얼마나 지극했으면 그런 공명점을 만들어냈을까. 이러한 행위가 우리네 불교의식에도 있으니 수륙재의 오로단이다. 동서남북 간방천지 시방(十方)으로 사신을 보내기 위해 노래를 하는데, 그것이 범패이다.

-388쪽 <신을 향한 공명점과 한국 범패의 미래>에서

 

  • 추천사
  • 책을 내며

 

 

1_ 인도·중국·한국을 통섭하다

 

. 인도의 음성행법과 붓다의 범음성

  1. 범패의 원음 석가모니의 음성
  2. 천재 시인 조식(曹植)과 어산 범패
  3. 오나라 강승회와 담약의 범패
  4. 석도안의 행주좌와 청규 범패
  5. 당나라 세속 가수와 화엄경의 보살 가수

 

. 유교와 도교의 제사와 음악

  1. 굴원과 공자의 제사 음악
  2. 율정 천재 관중과 포숙아의 관포지교
  3. 북경올림픽을 살려낸 중후를 편종
  4. 송나라 휘종의 기발한 외교술 문묘제례악
  5. 죽림칠현 혜강의 도와 음악
  6. 경극 배우의 음성과 동양미학

 

. 중국음악에 유연성을 부여한 서역음악

  1. 경국지색을 노래한 이연년
  2. 소지파의 비파와 중국음악
  3. 민간으로 퍼져간 서역음악
  4. 주술문화와 부적문화 속 불교음악
  5. 화엄자모 격세지감

 

. 속마음이 달랐던 조선의 악정(樂政)

  1. 조선 건국을 찬양한 정도전의 작곡법
  2. 세종·세조의 치세 염원과 불교음악
  3. 세조라서 가능했던 퓨전제례악
  4. 임금의 장수를 빌게 된 영산회상
  5. 도저히 버릴 수 없는 너, 영산회상

. 한국인의 기질과 음악

  1. 아라비아의 달시머와 임윤찬의 우륵
  2. 코리안 떼창의 진원지 사찰 악가무
  3. 조용한 불교에 드리운 억불 현상들
  4. 산대극을 통해 보는 문화콘텐츠의 위력

 

 

 

2_ 이슬람·기독교·불교를 통섭하다

 

. 아라비아와 인도의 만남 수피 춤

  1. 염주로 꿰어보는 수능 금지곡과 수피 춤
  2. 무굴제국의 우파니샤드와 수피 음악
  3. 무굴제국의 패망과 바미안 불교 유적
  4. 페르시아 왕자와 신라공주의 결혼
  5. 이슬람 수피들과 처용의 정체
  6. 무당에서 예인이 된 아쉬크

. 인류 문명과 호모뮤지카

  1. 윤회와 적멸을 노래한 튀르키예 수피
  2. 오스만의 비엔나 침공이 낳은 터키 행진곡
  3. 히타이트 신들과 나비춤 고깔모자
  4. 한국의 예수재와 이집트의 사후 심판
  5. 호모뮤지카와 AI뮤지카

. 다르지만 통하는 기독교와 불교음악

  1. 그리스 수학과 21세기 음악 현실
  2. 교부 신학자들의 기독교 음악론
  3. 기독교에 비추어 본 불교 음악론
  4. 가톨릭 수행자들과 그들의 음악
  5. 불교의 결집과 기독교 공의회
  6. 공립합창단과 불교음악 현실

. 같은 혈통 다른 나라, ·일 풍속과 음악

  1. 코리안 떼창과 일본의 사찰교훈극
  2. 원효의 표주박춤과 일본의 오도리넨부츠
  3. 비파 타는 간다르바와 한국인의 기질
  4. 맹승 비파와 허무승의 샤쿠하치
  5. 허허 탕탕, 세상을 잊게 만드는 거문고

. 소리를 보고 그림을 듣다

  1. 관세음보살과 성모마리아는 누가 만들었나
  2. 한국의 인도 계열 주악도
  3. 사찰 주악도 속 중국 계열 악기들
  4. 인도의 빤짜딴뜨라와 아라비안나이트
  5. 신을 향한 공명점과 한국 범패의 미래

 

  • 참고문헌
추가 정보
발행일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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